레전드 일본 여자 아나운서들의 불륜, 그리고 일본에서 불륜이 많은 이유는?
* 2021년 7월 3일 뽐뿌에 올린 글을 각색하여 쓴 글입니다.
종종 들려오는 일본의 불륜 소식. 그야말로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일이 많이 일어나는 곳이 일본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굳이 얕잡아 볼 수 없는 분야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불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템장불륜 등의 이야기가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만, 일본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입니다.
일본 유명인의 불륜 뉴스는 우리가 잘 몰라서 꽤 자주 등장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올해도 탁구 스타 후쿠하라 아이가 불륜설에 휩싸여 한국에서 외국인 선수로 뛰고 투수코치를 지낸 전직 야구선수이자 코치 카도쿠라 켄이 불륜으로 한동안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물론 그들은 진위가 불분명하지만 어쨌든 언론을 통해 증거를 대 시끄럽게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일본 배우 히가시데 마사히로가 아스달 연대기에도 출연한 미녀 여배우 카라타에리카와 불륜을 했다는 사실이 보도됐고 인셉션 등의 출연으로 국내에서도 친숙한 와타나베 켄도 지난해 뉴욕에서 밀회를 즐기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뽐뿌에서도 자주 등장했던 기노시타 유키나와의 불륜 소식이나 불륜 소식은 아니지만 인기아이돌이자 간사이(關西)가 낳은 최고의 다이너마이트 바디로 불린 요코노 스미레의 양다리 걸음걸이 등에 대한 트러블이 폭발하면서 불륜왕국이라는 프레임이 굳어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륜의 종류나 그 정도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2018년 유명 대중음악가인 고무로 데쓰야는 지주막하 출혈로 쓰러진 아내를 성심성의껏 간병하는 모습으로 호감을 샀는데, 곧 간호사와 불륜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준 적이 있습니다(한 집에서 밤을 보낸 건 인정했지만 관련은 하지 않았다고 부인). 인기그룹 출신의 톱스타 우에하라 다카코는 한 살 위인 아베 쓰요시와의 염문설이 나돌았는데 남편이 죽기 전에 이를 알고 있었다고 밝힌 편지가 공개되면서 이들의 불륜이 공개된 비윤리적 사례였습니다. 남편은 자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유족이 3년 뒤 공개한 유서에는 이 두 사람의 불륜을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우에하라 타카코의 전 소속 그룹이었던 스피드의 다른 멤버도 불륜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밖에도 NMB48 출신의 기노시타 하루나는 친하게 지내던 같은 그룹 멤버 무로 카나코의 친형 남편과 불륜설이 나돌다가 나중에 시동생 집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전 일본 프로야구 선수 이와쿠마 히사시가 시동생 집과 불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그래도 이혼하지 않은 것은 정말 대단하다).
그렇다면 일본은 왜 불륜이 많은 것일까.
일본은 전통적으로 가부장적인 관습이 '여전히' 깊이 뿌리박혀 있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 정도는 한국을 압도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때문에 남편은 바깥일을, 아내는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화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서브컬처 작품에서 남편이 밖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아내는 내조하며 살림을 도맡아 하는 광경이 여전한 것도 이런 생각을 투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결혼하면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는 여성들도 일을 그만두거나 일을 해도 잠시 파트타임으로 파견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국제노동기구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 관리직 비율은 27%이며, 이 중 일본은 12.9%로 G7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초적이고 전형적인 남성중심의 사회이다 보니 경제적·사위적 지위를 남성이 대부분 독점하고, 그에 따라 남성이 연하의 젊은 여성을 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가정주부에게 조신을 강요하고 야마토 나데시코 따위의 오리엔탈리즘이 미학이라며 치켜세우는 분위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여서 이러한 흐름은 일본 대호황시대의 거품경제에도 계속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 불륜의 정석은 '유부남과 미혼의 연하녀'였습니다.
물론 일본도 여성의 사회 진출로 인해 이런 구도도 점차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뿌리 깊은 노동시장의 노동력 부재로 여성의 고용촉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물론 육아, 출산등의 요인에 의해 M자 커브형을 형성하는 것이 특징으로, 일본의 경우, 20~24세를 기점으로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이 퍼져, 30~34세 이후, 다시 취업률이 상승하는 경향이기 때문에, 종래의 노동 시장의 연공서열 대우를 깰 정도의 경향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히 그 수와 경우는 증가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신분 상승'의 대표격인 직군이 바로 여성 아나운서입니다. 지방방송 특채 아나운서가 아닌 수도권 중앙매체 아나운서는 이전부터 여성 인텔리의 대표적인 직종으로 꼽혀왔으나 방송국의 간판이자 '꽃'이라 할 수 있는 여성 아나운서의 대우와 사회적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정이 아닌 사회에서 만나는 다른 남성과의 접촉이 늘어나고 그것이 또 다른 불륜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낳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 유부남들만 횡행하던 불륜을 사회 진출이 늘어난 유부녀가 일으킨 것으로 '더블 불륜'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합니다. 불륜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불륜을 하지 않고 사랑을 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혼외연애라는 말을 쓴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불륜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할 것을 부추기는 법적 제도가 있기 때문에 바로 일본의 불륜으로 인한 이혼이 매우 어렵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이혼에 관한 법적 조항은 일본 민법 764조부터입니다만, 그 중 불륜에 관한 이혼 조항은 770조에 있습니다. 부부의 일방이 일방적으로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방법인데, 그 1항이 "배우자에게 부정한 행위가 있는 때"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법에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는 정신적 +육체적 부정행위를 말합니다. 풍속이나 원나이트 등은 육체적인 부정행위만을 의미하기 때문에 불륜의 대상이 되지 않고, 다른 이성과 오랫동안 교제했어도 관계를 가졌다는 증거가 있어야 이 조항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1947년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일본은 불륜으로 위자료를 받았고, 이혼하려면 이런 어려운 조건을 극복해야 합니다. 원래 일본은 그 책임 여부와 관계없이 혼인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될 때까지 이혼청구를 폭넓게 인정하는 파탄주의를 지향하고 있었는데, 틀림없으면서 일방적으로 이혼되는 것을 우려하기 위해 마련된 법적 보호장치가 바로 낮은 조항입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가 합해져 일본은 다른 나라에 비해 불륜이 많은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https://news.mt.co.kr 일본 TBS방송의 간판 뉴스 진행자 오가와 아야카(35) 아나운서가 남편의 불륜이 세상에 알려지자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에 대해 온라인에서는 불륜 피해자의 아내 news.mt.co.kr의 추가 여담으로 일본은 불륜이 일어날 경우 당사자에게 많은 비난을 퍼붓지만 유독 여성에 대해서만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는 경우가 많다. 같은 불륜을 해도 남자가 아닌 여자가 더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적으로도 여전히 여성에게 순종적이고 희생적인 이미지를 강요하기 때문이며, TBS방송의 뉴스 진행자 오가와 아야카가 불륜을 저지른 남편을 사죄한 것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불륜 피해자인 아내가 왜 사과를 하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는데, 이러한 모습이 일본이라는 폐쇄적인 사회가 여성의 역할과 행동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